2007년 10월 29일 월요일

열 여섯 번째 게시


수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들어갈 곳이 종로 어디에 있을까? 있었다. 한 층을 다 빌렸으니, 한꺼번에 들어가서 회식(!)을 즐길 만한 곳이다. 그리고 저 사진을 언제 찍었는지는 기억이 안난다. 표정 봐라. 취했다. 그런데 이곳은 왠지 낯이 익다. 왠지...

와본 적이 있는 곳이었다. 날짜도 기억한다. 5월 27일이었으니까. 이 술집은 같은 날, 캐쉬백을 본 후 왔던 곳이었다. 낮인데도 불구하고, 대단히 고마웁게도 술을 파는 곳이었다. 비단 술때문만은 아니고, 다른 것으로도 여러 모로 고마운 곳이었다. ㅎ 이곳에서 여러 가지 계획이 논의되었고, 실행도 며칠 후 이뤄졌다.

일단은, 웃음. 힘 없는 웃음. 맥아리가 없는 웃음이 나온다. 10년 후, 20~30년 후의 나도 이곳을 기억할까? 물론 종로의 생리상 다른 곳으로 바뀔 가능성이 더 높긴 할 것이다. 그 때의 나는 어떤 생각을 되새김질할까? 영원을 만용하였던 나 자신을 어리석다 여길까, 애처롭다 여길까?

뭐... 곧 있으면 꿈에 나오기도 하겠지. 괴로워 할 게다. 이유는 알아도, 처방전은 없는, 그런 종류의 괴로움이다.

2007년 10월 23일 화요일

열 다섯 번째 게시



아마 나박이 찍었던 걸로 기억. 열심히 아이포드 터치를 보는 모습이다. 장소는 동교동 삼거리 쪽, '틈'. 사실 오늘 중요한 대화가 있었다. 반사회적인 위트나 풍자에 기뻐하는 나의 모습이 변하면 좋겠다는 B의 지적이다. 그래. 그래. 미셸 우엘벡에 심취해 있으니, 정말 참. ㅎㅎㅎ

정말이지 내 주변과 내가 이렇게 동떨어진, 혹은 행성계의 모습을 하고 있을 줄은 예전에 미처 예상 못 했었다. 아니, 크리스마스 전날의 악몽을 끔찍이도 아꼈던 나의 모습과 상관이 없지 않을 것이다. 자기 소개 할 때 난 이렇게 말했었다. 장사 안 되는 영화와 장사 안 되는 소설을 좋아합니다.

의외로 저 말을 기억하는 이들이 꽤 있다. 상당히 의미를 가진 말이다. 장사 안 되는 영화나 소설. 장사 안 되는 정서를 갖고 있다는 뻐김? 혹은 폭로, 고백이기 때문이다. 나의 본성이 원래 그런 것인지 의심이 가긴 한다. 사람은 변할까? 사람은 안 변해...라던 말이 귓가를 맴돈다.

2007년 10월 19일 금요일

행복


사실, 내가 통곡을 했던 클라이막스(?)는 바로 이 장면이엇다. 그저 편안하기만 한, 평안하기만 한, 애정이 샘솟는 장면이다. 기억은 안나지만, 대사도 기가 막혔다. 껴안고 잠드는 장면, 병원, 이 모든 것이 내 감수성을 강하게 흔들고 만 것이다. 무엇이 그리 날 울렸는지, 자세히 말하고 싶지는 않다. 글쎄. 어디, 딴 데에라도 적어 놓을까? 나의 부끄러움, 쪽팔림, 애처로움이 모두 결합되어 있는, 날 것 그대로의 내 모습이리라.

퍼주기. 그래. 은희는 분명 퍼주기만 하는 년이었다. 그래서 영수가 변심을? 한 것은 아니리라 생각한다. 반대로 영수는 제멋대로인 놈이었다. 그래서 은희가 매정히? 그것도 아니리라 생각한다. 사실 뚜렷한 이유가 있어서 헤어지는 커플이면, 가령 누가 바람을 피워서...라는 이유라면 오히려 잠시동안만 고통스럽다 말지 않을까.

하지만 근본적인, 근원적인 폐부를 서로 알아버리고나면 그 고통은 정말 이루 말할 도리가 없다. 아니, 꼭 '서로'일 필요도 없겠다. 한 쪽만 알아도 충분하다. 서로를 너무나 잘 알면, 헤어진다. 신비감의 문제는 아니다. 너무나 잘 알아서, 너무나 확실하기에, 너무나 안정적이어서, 떠난다.

나... 정말 참 못난 놈이다. 빌어먹을 인간 쓰레기이다.

열 네 번째 게시

그래. 일에만 집중하자. 중국 정세가 어떻느니, 중동 정세가 어떻느니. 모두 다 아는 내용이고, 듣는 사람은 뜬금 없다 여길 테지만, 내게는 현재, 그리고 앞으로 이것이 일이다. 앞으로... 그래. 앞으로의 내 인생, 정말 궁금해진다.

출근하는 곳이 바뀌었고, 주변 사람들도 완전히 바뀌었다. 작년에 보고 못 보았던 O도 다시 보았다. 맞어. 걔도 연수중이었지. 광화문에 들어가면, 잊고 지내던 지인 몇을 더 볼 수 있겠지.

그래. 그래. 환경이 바뀌면 뭔가 바뀌겠지. 뭔가.

2007년 10월 15일 월요일

열 세번째 게시



사진은 오다이바 닛코호텔, 바닷가 쪽 문(2층 테라스이다)에서 찍었다. 평소에도 많은 결혼식이 이곳에서 열리는 모양이다. 테라스에 잠깐 앉았을 뿐인데, 두 커플 부대(!)가 우르르 이동하는 광경을 보아서이다. 과연 저 커플은 연애결혼일까, 중매결혼일까? 연애결혼이라면 어떤 곤란한 사항을 비켜갔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중매결혼이라면, 곤란한 사항은 웬만치 비껴갔을 것이다. 중매결혼을 한 커플의 비용은 후불제이다.

그런가? 그렇다면 연애결혼은 선불제? 그렇다고 할 수 있겠다. 어떤 사연이 있는지는 과연 하늘과 당사자만이 알 일이다. 어떤 사연으로, 손가락 사이 사이 애정이 빠져나가는지, 당사자들은 절대로 그 시각을 모른다. 갑자기 그럴 때가 느껴지는 법. 공기가 바뀌고, 안절부절해지는 그러는 때가 오게 되어 있다. 그것이 비용?

글쎄. 거창하게, 그리고 구체적으로 서류화까지 시켜놓지는 않았지만, 계획이라면 계획이 있었다. 그리고 계획은 계획 그 상태로 묻혀져버리고 말았다. 실현할 기회를 잃었었지. 뭐, 내 탓이오, 내 탓이로소이다라 해야할 판이다. 메아 쿨파. 하지만 그렇게 내 탓한다고 돌아올 계획...이라면, 글쎄.

Once를 세 번 보았다. 차츰 나아진다. 그러내 '행복'만은 두 번 보기도 힘들 것 같다.

2007년 10월 10일 수요일

Le beau mariage

치료.라는 단어를 믿지 않는다. 뭐, 애초에 내가 믿는 것들이 그리 많지는 않으니, 유머가 될 수도 있겠다만, 치료, 혹은 완치는 말이 안된다. 머리 속에서 사라져도, 몸이 기억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부분의 경우, 뇌보다는 몸이 훨씬 정직하다.

그나마 치료의 과정을 보여준다고 한다면 과장일까? 사빈은 에드몽을 사랑하게 되었고, 에드몽이 자신을 사랑하리라 확신하였다. 확신. 만큼 덜떨어진 개념도 없건만, 일단은 무조건 달렸다. 그 결과는 처음부터 예견되어 있었다. 아니, 예견을 했을지라도, 그것은 그대로 이뤄질 수밖에 없었다.

예견.은 치료일까? 아니, 미리 앞서 생각하는 것인만큼, 백신이라 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마지막에 사빈이 내뱉는 얼토당토 않는 말들은 무엇일까? 얼토당토하게 들리지만, 그것이 얼토당토하지 않음은 보는 관객 모두가 알고 있다.

하지만 알 수 있다. 사빈은 치료가 안된다. 그런 말로써, 행동으로써 애써 자신을 보호하고 또 지키겠지. 그냥 두둘겨 맞을줄만 아는 나로서는 도저히 체득 못할, 납득 못할 기술이다.

2007년 10월 4일 목요일

토미카

어렸을 때, 아주 어렷을 때 이야기이다. 외할머니가 일본에 다녀오실 때마다 미니카를 사오곤 했었고, 난 그걸 갖고 놀았었다. 외할머니는 돌아가셨고, 그 많던 자동차들이 현재 어디있는지는 오리무중(아마 조카집에 있을 터)인데, 그걸 갖고 어떻게 놀았는고.하면...


백지에다가 도로를 그렸다. 자세히는 몰라도 한 15~20장 정도 도로를 그려서 한 데 이었다. 그리고는 그 위에 자동차를 올려 놓고 놀았다. 일종의 심시티였던 셈이다. 사실 재밌는 부분은 자동차를 올려 놓고 씽씽 달리게 하는 것보다, 도로 설계였다. 어떻게 하면 보다 더 웅장하게(!) 나타날까. 그런 고민을 하며 그렸던 거다. 내가 그린 도로는 고가도로도 갖고 있었다.

그렇게 갖고 놀았던 자동차는 대부분 '토미카'. 오다이바의 자동차 박물관에 놓여있는 것을 촬영하였다. 요새 애들은 잘 모르겟지.라고 생각하면 아저씨가 된 것일 게다.

거기에서 추억은 끝. 그 이후로는 절망만이 일생을 기다리고 잇엇다.

2007년 10월 1일 월요일

열 두 번째 게시

지리산 쪽 산청에 다녀왓다. 머리가 휘청휘청대는 어지러움증도(정말 심했다. 말 그대로 걷기 힘들 정도.) 의사 말로는 피곤해서란다. 원인은 잘 모르겠고, 제일 만만한 게 스트레스이니 피곤이니, 신경쓰는 것이느니 그런다. 그녀 표현을 표절할 수 밖에 없는데, ㅇ_ㅇ 내가 내린 처방은 진주 유람! ㅎㅎ 말로만 듣던 진주성. 직접 보았다. 스쿠터로 전국 다방유람을 하는 유성용씨와 만났다.

그렇게 해서, 거의 밤을 새고 이야기한 뒤 새벽에 찍은 지리산이다.



청학동이 근처에 있고, 이곳이 그리 빈농도 아니다. 젊은이도 의외로 많고, 진주 읍내로 가는 버스도 30분마다 한 대 있을 정도다. 물론 할배 할매들이 없지는 않다. 그래도 공기 좋은 건 당연하고, 수도물도 그냥 마실 수 있는 곳이다. 병도 낫는 동네다. 마음의 병까지 고치지는 못하지만 말이다.

가보고 싶은 곳은 참 많은데. 가 봤어야 했던 곳도 있었는데... 갈 수 있을련지. 언제 또 먹먹하게 만들련지.

정말이지, 자연은 말이 없건만, 보는 사람을 뒤집는 못된 버릇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