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1월 20일 화요일

21번째 게시



일요일날, 고시친구들(!)을 만났다. 막말을 일삼는 나의 성격이야 뻔하디 뻔자이고, 역시나 이야기는 연애로 흘러갔다. 평소에 똑똑하기 그지 없는, 기가 드세고 키까지 커다란 유진이는 내가 왜이리 마초스러워졌냐고 다그친다. ㅎㅎ 병현이나 임쌤은 뭐 그러려니 하는 모양. 내가 워낙에 '몸'이 정직하다는 것을 강조해서 그랬나보다. 그런데 우짜겠나. 그게 맞는 걸.

게다가 진성 마초.라고 해야 할까? 마성 마초;;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고. 내가 사랑하는 여자 앞이라면 내가 한 없이 약해지기 때문에 그러하다. 그게 아마 염세적 마초ㅋ의 특성일 게다. 사랑에 휩싸이고 불같이 타오르면서도, 쓰레기같은 구석이 다분한 그런 놈이라서이기도 하다. 도대체가 난 모두를 버리지 못했고, 내 생각 외로 남들은 나를 자상하다 평가하지 않았다. 평가. 따위에 굴하는 것이 아니다. 그 '남들'은 보통의 '남'이 아니었다.

그래서 한 없이 유치해진다. 일부러 편지를 써보려 한 적도 적지 않다. 시도도 해 보았는데, 다음 날만 되면 내용이 왜이리 초딩 글이 되어버리는지. 그게 또 작가들처럼 부사 없는 진솔한 글이라도 나왔으면 모르겠다. 완전 토요일밤의 열기에 나오는 존 트라볼타 삘이다. 글 느낌이 그렇다. 결국 안 보낸 것이 허다하다.

그거라도 보냈어야 했을까? 사실 그래야 했으리라는 생각도 없지 않다. 유치하기 짝이 없는 애걸복걸 글이라도 보내야 사랑의 진실, "찌질함"을 완벽히 실천했을 텐데. 그래야 원조남들에게 바수밀다의 웃음을 지어주는 저 여주인공의 마음을 100% 이해했을 텐데.

정말 울면서 웃기고, 웃기면서 슬픈 것. 사랑. 너 참 찌질하다.

댓글 2개:

익명 :

편지를..공개하시죠. 제가 감정해 드리게씀다 -_-

Minbok :

ㅋㅋㅋ 못해요. 못해. 걍 평생 안고 잇을래. ㅇ_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