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2월 6일 목요일

강원도의 힘

범인은 범행을 저지른 곳에 다시 나타난다.라는 말이 있다. 어디에서 이 말이 나왔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저 문장의 범인은 비단 사회에서 일컫는 '범죄'를 저지른 사람만이 아니다. 모두가 그러하다. 모두가 철새다. 귀소본능, 귀향본능. 이런 건 모두에게 다 있다. 왜 그럴까? 인간이 제아무리 진화해봤자 철새수준이라서일까?



아니 꼭 '강원도'에 가야지만 그러하지도 않을 것이다. 좋게 말하면 추억이오, 나쁘게 말하면 부끄러움일지니, 그것은 언제나 유령이 되어 주위를 배회한다. 게다가 그런 유령은 도처에 출몰한다. 애초에 물리적인 형태가 없으니 때와 장소를 가릴 이유도 없잖나 싶다. 여자는 사랑을 했을까? 남자는. 여자를 사랑할까?

영화가 곳곳에 의도적으로 '한 명'을 쏙 빼놓는다. 처음에 여자는 친구들을 못찾아 혼자 우두커니 서 있었고, 가는 길에도 금붕어 한 마리만이 떨어져 있었다. 경찰과 같이 갔던 모텔도 결국 경찰을 '쏙 빼놓는다.' 남자의 친구도 마찬가지다. 애초에 혼자 교수가 되었다가, 나중에도 혼자 먼저 비행기를 타고 서울로 떠버린다. 기르던 두 마리의 금붕어도 한 마리만 남는다. 도대체 여자는 무엇이었지? 남자는?

뭐, 강원도의 힘을 애둘러 사랑의 힘이라 불러도 좋을 것이다. 애초에 실체도 없고 소유도 없으니 '강원도'와 같은 모든 명사가 들어갈 수 있는 제목이다. 슬퍼진다. 평생을 짊어지고 살아가야 할 유령. 유령은 날 애잔하게 여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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