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2월 16일 일요일

Paranoid Park



위 계집애는 사내애에게 권하였다. 편지를 쓰라고. 일단 쓰라고 말이다. 그 편지를 보내고 싶은 사람에게 보내건, 그냥 혼자 간직하건, 아니면 불애 태워버리건 그건 마음대로 할 일이라면서 편지를 쓰라고 하였다. 일종의 마음 정리, 혹은 마음 추스리기일 것이다. 물론 중요한 점이 하나 있다. 편지로는, 아무 것도 해결되지 않는다.

아니, 원래부터 해결된다는 것이 있기는 할까? 제아무리 꾀를 써도, 발버둥을 쳐도, 자학을 해도 바뀌는 것은 없었다. 누구나 날 떠나고, 누구나 날 안다고 이죽거렸다. 나는 헤펐고, 그녀는 엄했다. 나한테만.

그래도 편지를 써야 할까? 자기 위안일 뿐인 글이나 써대야 할까? 나는 어째서 침묵을 지킬까? 별 수 없는 사내라서일까, 아니면 일종의 허영일까? 남는 건 침묵. 그리고 침잠.

댓글 2개:

einseitig :

저는 한 구절을 종이에 써서 보여주고 구겨서 벤치밑에 버렸습니다.얼빠진 얼굴로 왜 휴지를 여기다 버려 하면서 주머니에 넣고 가는 모습.하지만 침묵이나 쓰레기나 남는게 없긴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침묵하면 자신을 지킬수는 있다고 모두가 그러더군요.
무엇을 지킨다는건지 그게 어떤 프로세스인지.. 답이없다가 제 답입니다 그래서 낙제생. 바꿀수없는 일 앞에서는 후회도 할수가 없어요.멀리 멀리 가세요..어디든

Minbok :

아... 맞아요 맞아요. 후회하지 않는다.라는 말이 참 느끼한 면이 잇는데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일 겁니다.

자기를 지키면 밥이 나오나 쌀이 나오나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