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2월 18일 화요일

Paranoid Park



어차피 저 커플은 서로간의 목표가 달랐다. 그리고 그것을 서로 모르고 있었다. 사내 애는 갑자기 그것을 깨닫고, 계집 애는 갑자기 그것에 와닿는다.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것을 왜 몰랐을까? 자신이 자기 것이 아니기 때문이리라.

사랑이 누구의 것도 아니기에 어디로 튀는지 알 수 없노라고 매번 쓰긴 하는데, 사실 세상에 나서 자기 것이라는 개념이 있나? 신체는 부모에게 받은 것이오, 먹을 것은 자연에게 빌린 것이다. 사회는 국가에게 빌린 것이고. 도대체가 자기 것이 없건만, 자기 것이 있는 양 살아갈 수 밖에 없는 것이 인생이다.

...라고 하면 좀 거창하긴 하다. 저 소년이 결국 한 사건을 통해 성장을 한다 하더라도. 저 소녀가 섹스를 통해 성장한다 하더라도. 저 둘은 앞으로도 비슷한 인생을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살아갈 것이다. 쉽게 말해서, 성장하지 않는다. 어차피 커봤자, 무책임한 이혼남녀가 될 뿐이다. 사랑을 해봤자, 편지를 써봤자 수취인불명이다.

수취인불명. 대답 없는, 정답 없는, 기약 없는 사랑, 그리고 인생. 신은 정말로 잔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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