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2월 25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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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오래간만에(밥 말리 팔찌를 샀던 그 때 이후 처음이었다) 이태원에 갔다. 모로코 식당이 있다는 정보때문(!)이었다. ㅎㅎ 과연, 정말 있다. 예전만 하더라도, 허잡한 이집트 식당과 파키스탄/인도 식당밖에 없던 그곳에, 드디어 제대로 된(?) 마록 식당이 생긴 건 기뻐해야할지, 아쉬워해야할지 모를 일이지만... 뭐, 일단 반갑다 생각하고 들어갔다.

시킨 음식은 따진과 케밥. 샤와르마는 팔고 있지 않았다. (실은 샤와르마가 제일 먹고 싶었는데.) 같이 간 H는 마록에 다시 가 보고 싶지 않냐고 물었는데, 이거 참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ㅎㅎ 조금 망설였었다. 물론 언젠가는 다시 가 보겠지. 지금은 아니에요. 예전에 친구 S에게 했던 말이 생각난다. 만약 당장 마록으로 다시 간다면 난 정말 미쳐버릴 거야.

대자연의 장엄함.따위는 바라지도 않았었다. 다만 날 자연이 용서해 주기를. 나를 자연이 받아주기만을 바랬었다. 그러나 난 오히려 마록의 자연에게 먹혀버렸고, 전혀 다른 사람이 되었다 해도 좋을 만큼 만신창이가 되어버렸었다. 음식 먹는다고 뭐가 달리질까? 매트릭스에서 네오를 배반한 간첩이 고기를 뜯으며 스미스에게 말한다. 이게 다 무슨 소용 있으리?

절대로 잊을 수 없는 우엘벡 대인의 말을 또 다시 인용하자면,

사랑을 이해하지 못하면, 다른 나머지를 다 이해한들 무슨 소용 있으리?
Si je n'ai pas compris l'amour, à quoi me sert d'avoir compris les aut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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