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es Invasions barbares라는 퀘벡 영화가 하나 있다. 내용은 간단하다면 간단할 수 있다. 한 노인 죽을 때의 이야기이니까. 행복한 엠마와 행복한 돼지, 그리고 남자를 볼 때 생각난 영화가 이것이었다. 삶을 정리해보려는...이거나 하여간, 삶을 한 번 도피해 보려는 사내의 이야기이니까. (그러고보니까 승은누나의 도피.넷이 언젠가부터 접속 불능이다...) 그리고 그 끝에 기다리고 있는 것은 돼지와 오리, 닭을 치는 한 여편네였다.
성을 알 필요도 없이, 둘은 (어쩌면 숙명적으로) 사랑에 빠졌다. 그리고 사내가 여편네에게 요구한 것은 한 가지. 자기를 도살해 달라는 것이었다. 사실, 영화 보면서 저리 되리라 예상은 빤하게 하고 있었는데, 막상 쳐다보고 있으려니 눈물이 난다. 아직은 기력이 있을 때, 사랑으로 충만해 있을 때, 그녀의 손에 죽는 것. 최고의 사랑이 아닐까. 어차피 사랑과 죽음은 쌍으로 나다니는 존재이니, 그녀 손에 죽임을 당하는 건, 사내로서 한 번 도전해볼 만한 일이다.
그러고보니 사내는 고백(?)을 할 때 아프다(krank)고 했었다. 마지막에 여편네는 사내를 찌르면서, 아프지 않을 거야라고 말한다. 그리고 숫자를 세 준다. 사내에게 행복을 가져다 주면서. 다시 한 번 쓰건데, 정말이지. 죽고 싶은 생각이 든다.
2008년 2월 28일 목요일
Emmas Glü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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