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2월 3일 일요일

사랑한다면 이들처럼(Le Mari de la coiffeuse)



내가 바로 꿈꾸던 삶이 이것이었다. 친구는 커녕 형제와 가족도 필요 없이 근근히 살아가는 삶. 사랑하는 사람과 단둘이서 살아가는 쓸쓸한 생활이 바로 이것이었다. 그것을 이렇게 완벽하게 재현시킨 영화가 있다는 사실을 이제서야 알았다는 점이 한스러울 따름이다. 분명 좋아했을, 영화다.

영화 자체도 극도로 절제되어 있다. 남자가 뭘 하며 사는지 알게 뭐람. 오로지 중요한 것은 별 것 없는 과거와 군더더기 없는 완벽한 사랑 뿐이더라. 아무런 생각도 안하고, 바라는 것도 전혀 없으며, 오로지 몸만으로 대화하는 것이다. 마음의 통교따위는 필요 없다. 그런 것 자체가 불필요해야 사랑 아닐까 몰라. 몸은 워낙 정직하니까....라 생각하면 족하다.

인생 간단하다. 거 간단한 문장이다. 실제 영화에서 아버지가 한 대사는 다음과 같다.

인생은 간단해. 뭔가를 얻기 위해 간절하게 바라면 돼.(La vie est simple, il suffit de désirer très fort quelque chose pour l'obtenir.)

과연, 간절하게 바라면 이루어진다. 오고 가는 손님들을 통해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앞으로 어떤 노년을 맞이하게 될지 뻔히 알게 되었으니, 그 전에 죽는 편이 깨끗한 해피엔딩이 될 수밖에 없다. 소망하지 않으면, 어찌 이룰 수 있으리오. 다만... 아이들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아무에게도 사랑받지 못한 그녀 역시 아이들이라면 사랑해줄 수 있었으리라.

사내와 여자가 춤추던 장면은 영원히 못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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