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영화는, 역시 짱깨 영화는 지루하다.라는 편견을 심화시켜준 공로가 있다. (까이에뒤시네마만 좋아할 영화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 영화가 보이는 잔잔함과 무탈한 생활. 풍선을 좇는 아이와 남편 친구때문에 골치 아픈 어머니. 아무런 사건이 없다는 것. 아무런 드라마가 없다는 것. 재미가 없다는 것... 그 자체가 내 심리를 반영한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 보면 가슴이 아픈 이야기이다. 얼마나 내가 재미 없게 살길래 이런 생각까지 하게 되었을까?
풍선처럼 하늘을 떠돌면서, 풍선처럼 바람에 이리 저리 휘둘리면서, 풍선처럼 광팬(!)을 거느리면서 살고 싶긴 하지만, 결국 풍선은 풍선일 뿐이다. 결국은 공기가 빠져나가서 쭈글쭈글해질 것을 알고 있다. 별다른 사건이 없는 나, 풍선의 실체를 알면서도 동경하는 내가 오버랩된다. 거울을 쳐다본다면야 아무런 표정이 없는데, 이게 참 쓸쓸하다는 것. 그냥 이렇게 살아도 시간은 흐르고, 남대문은 무너지고, 해는 솟는다.
하루, 하루, 아침에 가서 커피 마시고, 일하고, 결제하고, 점심 먹고, 약간은 졸다가, 다시 일하고, 저녁 먹고, 집에 오고.
감사해야 할 삶이다. 하지만 예전의 그 감사하던, 그 소중해하던 기운은 모조리 다 빠져나가버리고, 난 그냥 쭈글쭈글한 풍선이 된 마냥 푸념만 늘어놓고 앉아 있다. 해답없는 인생에 대책없이 나자빠진 상태로.
2008년 2월 13일 수요일
빨간풍선(Le Voyage du ballon rou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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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개:
이렇다 할 사건은 없지만 프레임은 아기자기하고 세련됬던데! 매일 매일을 그냥 흘러가게 내비둬서 오히려 편했었어... 요즘에 나는 정말 빨간 풍선처럼 떠돌기만 하고 있는 거 같아.
내가 그 풍선, 잡아야겟군.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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