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3월 16일 일요일

밤과 낮



저 그림은 원래 라깡이 갖고 있다가 세상에 나온(오르세 미술관에 등장한) 꾸르베(Gustave Courbet)의 그림이다. 제목은 '세상의 근원(L'origine du monde)'. 정말 잘 지은 제목이라 할 수 있다. 다 저 구멍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근원"이라 할 만하다. ('전쟁의 근원'이라 해서 자지를 그린 화가?인가 그런 작품이 있다곤 하는데 아직 못 보았다. 똑같겠지 뭐.) 하지만 근원이래봤자, 뭘 어쩌겠누? 그냥 쳐다보면 그만인 것을.

그러고보면 저 성남의 캐릭터는 여자와 자는 족족 아이를 낳고야 마는 강인한(?) 남자다. 전 애인이 무려 여섯 번의 낙태를 했노라 말하는 장면부터 그렇다. 사실 모든 여자들이 성남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일이다. 아내가 했다던 임신은 성남을 귀국시키기 위한 선한(?) 거짓말이었기 때문이다. 자기가 임신을 했을지도 모른다는 은영의 말도, 성남을 귀국시키지 않으려는 거짓말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꼭 거짓말이건 아니건 간에, 성남은 팔씨름을 하는 족족 상대방을 이기고, 뭐 하나 딱부러지게 결정을 못내리며, 소심함을 기어이 바깥에 드러내고야 마는 캐릭터다. 어떻게 보면 홍상수 영화에서 이렇게 유쾌하고 귀여운 캐릭터가 또 있었으랴 싶을 정도다.

사실 짜증이 나는 인물이라 말 안 할 수 없건만, 원래 홍감독 영화에 그런 남녀들이 가득하니(남자 뿐만이 아니다. 여자들도 마찬가지다), 뭐라 하기도 그렇고, 결국은 세상의 근원이나 한가롭게 쳐다보면서, 성남의 꿈 분석이나 해 주는 것. 그것이야말로 삼시 세 끼 다 먹고 잘 살아가는 블로거들의 임무다.

하는 족족 애를 만든다... 설사 거짓이라 할지라도 너무 부럽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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