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영화의 배경은 1980년이다. 레이건이 당선되고, 오일쇽의 불황과 함께 주택조합의 부실대출로 인한 금융 시스템 위기가 오기 직전이다. (이 때문에 80년대 초와 지금을 곧잘 비교하는데, 성격이 분명 다르다.) 즉, 여기 나오는 분위기를 당시의 상황에 빗대지 않을 수 없다. 소설도 분명 그러했을 터이고, 코언 형제도 그 생각을 안하면서 찍었으리라 상상하기 힘들다.
그러나 저 안톤의 얼굴을 보고 있노라면, 역시 인간의 본성을 파고들기 위해 만든 것이 아닐까 싶다. 더 이상 써 내려가면 개소리가 될 텐데, ㅎㅎ 간단히 말하면, '선함'은 사랑처럼 존재하지 않는 것일 게다. 하늘을 날지 못하는 인간이기에, 선해질 수가 없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끊임 없는 추락만이 존재할 뿐이다. 그리고 그 정점에... 안톤이 아니라 모스가 있다.
사실 영화를 보면서 대부분은 모스와 자신을 일치시킬 것이다. 괜히 휘말릴 정도의 양심과 함께, 유머감각도 뛰어나고, 적당한 악랄함(?)도 갖추고 있다. 보안관도 다를 바 없을 것이다. 똑같은 자세로 꺼져있는 텔레비전 앞에 우유를 마시며 앉아있는 모습을 생각해 보라.
"텔레비전이라도 깨졌나?"
노인학대를 하는 캘리포니아 사람들을 빗대며 보안관이 한 농담이다. 비현실적인 안톤은 오히려 구도자의 모습으로도 볼 수 있고, 현실적인 보안관과 모스는 그 악랄함을 끝까지 보이다가, 하나는 포기해서 살고, 하나는 포기하지 않아서 죽는다.
나도 평생 맞을 짓, 죽을 짓을 많이 주고 받고 했거늘, 남들은 안그러랴. 역시나 늙으면 죽는 것이 순리. 안 죽으면 난리난다. 얼마나 더 악해질려구?
2008년 4월 1일 화요일
No country for old 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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