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드 베케이션을 보고는 ORO로 갔다. 저녁 약속이 6:30에 있으니 시간이 남아서이다. 거리에서는 성화봉송을 하고 있다. 참 귀찮은 일이다. 그리고 오로에 가서는 순영 누나와 수다를 떨며, 하릴 없이 시간을 보냈다. 이 또한 나의 슬픈 휴가이련가? ㅎㅎ 휴가 시간이 더 알맞겠다. 어차피 일요일에는 모두가 다 쉰다. 뭣보다도 삼청동에서 카메라 들고 설쳐대는 년놈들이 별로 내 미감에 맞진 않은데, 사실 그런 것이라도 없으면 얼마나 더 일요일이 슬퍼질 터인가.
극중 아사노는 운송업에 종사하였다. 중국 밀항자 사업이 안되자, 대리운전 일을 하였고, 우연히 자기를 버린 엄마가 운송회사 주인의 사모님이라는 사실을 알자, 그대로 그곳에 들어가 버린다. 그리고 소정의 복수(?)를 마쳤다고 생각한 순간, 다시금 집을 나온다. 그냥 있는대로, 그대로 받아들이고 처음부터 애인과 살았으면 더 행복했을지 모를 일이다. 심지어 임신까지 했다고 하잖았던가. 지긋지긋한 가족들이다. 영화를 보면 무슨 말인지 아실 것이다.
즉, 내가 아침 일찍 나와서 영화를 본 것도, 약속 시간이 훨씬 남았는데도, 딱히 할 일 없이 나다닌 것도 다 집이 싫어서.라는 어린애, 아니면 청소년같은 마음때문이다. 내가 원래 밖에 나다니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닐진데. 도망칠 곳도 없고, 그렇다고 딱히 복수할 마음도 없으니 천하태평.이라 해도 할 말은 없다.
그래. 그래. 세 끼 먹고 살고 있으니 자족해야겠다. 자족.
이런 내가 평범하지 않아? 라고 했더니 고등학교 동창들은 대단히 재밌어 한다.
2008년 4월 27일 일요일
Sad Vacation(サッド ヴァケイショ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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