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드 집에서 하룻밤을 아무 일(?) 없이 보낸 쟝-루이는 그 다음 날 낮에 프랑수아즈를 우연히 만나게 된다. 몰릴 때는 한꺼번에 몰린다?고 봐도 좋을 텐데(웃음), 이렇게 순간순간 사람이 바뀔 때가 분명 있다. 분명 영화 초반에서 보였던 쟝-루이는 소심한 천주교 신자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모드와의 철학(?) 대화가 그를 하루만에 바꾸어 놓았나?
이럴 때가 가끔은 있다. 대화를 하고난 뒤, 책이나 영화를 본 뒤에 인간이 잠시나마 바뀌는 경우다. 음악은 좀 다른데, 음악의 경우는 걍 눈물지을 때가 있을 뿐, 사람이 바뀌지는 않지. 아무튼, 당신과 사귀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바로 저 말을 해야 할 때가 있다. 대부분은 그냥 참고 지나가버리지...
2008년 10월 31일 금요일
모드 집에서의 하룻밤(Ma nuit chez Maud)
2008년 10월 27일 월요일
히로시마 내 사랑(Hiroshima, mon amour)

아트선재가 재개장한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아니, 재개장이라는 말을 쓸 수 있을까? 예전의 아트선재는 서울아트시네마가 대관을 하여 영화를 상영했기 때문이다. 두어편을 본 듯 한데, 개중 하나는 '바스키아'였던 기억이 난다. 그게 한 8년 전? 9년 전? 쯤 되었을 거라. J와 함께 난데없는 삼청동(그 동네가 삼청동인지는 한참 뒤에서야 알았다)을 걷고 걸어서 도착한 아트선재에서 봤었다.
그러고보니 나와 생일이 같았던(왜 과거형을 쓰고 있지?) 그 J와 과연 그 영화를 보았는지도 헷갈린다. (더군다나 지금이나 그때나 난 영화를 즐겨 혼자 보는 사람이다.) 사람이 이렇게 간사하다. ㅎ 하지만 머리가 크고 난 지금은 확실히 기억한다. 그쪽으로 가는 지름길도 알고 있다. 그리고 삼청동은 히로시마가 아니다.
하지만 "당신의 이름은, 쌈총동" 하는 광경을 생각하니 웃기다. 어찌 됐건 불안한 여자는 힘으로 제압해야 이름을 붙이건 말건 하지.라는 것이 주제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2008년 10월 24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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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일요일 창경궁이다. 사진찍는 건 그동안 거의 혼자만 나다녔;었는데, 이걸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같이 하니 더 좋긴 좋다. 필름 한 통을 꺼내다가 잘못 돌리는 바람;에 끝이 좀 날라갈 것 같기도 한데... 음. 살아나면 좋겠는데말여. 필름 한 통은 더 찍어서 인화 및 스캔을 맡겨야겠는데, 이번 주말에는 또 인도와의 법률검토회의가 있는지라 운신의 폭이 좁다. 그래도 사진기를 들고 다녀 볼까나. 조명이 약하면 찍기도 뭐한 나의 프락티카.
암튼 저 사진이 무척 마음에 든다. 찍는 자의 손놀림같아 보이는, 그런 포즈가 좋다. 사실 카메라가 좀 무거워서; 저렇게 집어야 편안하기도 한데, 나의 사진 찍기 능력이 내 마음에 들기까지는 아직 멀었다. 또 가야 할 터인데...
2008년 10월 17일 금요일
47번째 게시

사진은 프락티카로 찍은 오로 주전자;
언제나처럼 약속이 없으니, 일찍 나온 김에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나 다 읽자는 심산으로 ORO에 갔다. 그런데 왠일인지 오늘 손님은 전혀 없네. 그래서 올드보이 형님과 커피 얘기를 나누다가, 핸드드립 시연까지 보게 되었다. 잘게 빻은? 원두는 그 만큼 바로바로 산소에 산화되기 때문에 깔때기에 놓자마자 바로 드립시켜야 하는 것부터 시작하여, 100도씨까지 끓인 물을 자연 냉각시키고, 꼿꼿이 선 채로(그리고 숨을 멈춘 채로) 조금씩 조금씩 부으면 커피가 완성된다.
...라고 표현하면 간단한데, 실상 절차는 생각보다 복잡하다. 주전자를 잡는 것도 다 합당한 이유가 있다. 모든 절차에는 응당 그에 어울리는 사유가 있는 것이다. 게다가 커피가 산화되는 것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10초 안으로 재빠르게 드립을 시켜야 한다. 주위의 물기는 제거한 채로 말이다. 그러지 않은 다방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르겠다. 차라리 프렌치 프레스로 찍어(?) 마시는 편이 훨 나을 것이다.
알고보니 오로 커피가 맛나는 이유는 알겠는데... 다른 다방은 못가는 거 아냐? ㅇ_ㅇ; 그나마 스타벅스는 평균은 가니, 거기라도 가는 편이 낫겠다.
2008년 10월 13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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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aktica를 매일 갖고 다니기는 버겁다. 무거워서랄 수도 있겠다만, 평일 시간대에는 도저히 조명이 있는 낮에 카메라를 갖고 다닐 수 없는 직장인의 비애;때문이다. 게다가 수동카메라는 거의 십 수년 만에 처음인지라 실수도 잦다. 그냥 날려버린 필름이 몇 통인지 모르겠다. (남기고 싶은 컷도 상당히 있는 필름들이다.) 그나마 위에 있는 강아지 사진은 좀 괜찮게 나왔다.
말 타러 갔을 때, 승마장에 나타난 강아지였다. 저 때는 내가 초점을 잘 못잡아서인지, 찍는 순간 흔들려서인지, 잘 못찍은 사진이 상당히 많았다. 최근에 현상한 필름 롤 두 개를 보면 좀 나아진 것 같기도 한데, 뭐 더 찍어봐야 알 것이다. (24컷이건 36컷이건 디카처럼 마구마구 찍어대는 버릇이 있다. ㅎㅎ)
ORO 찍은 건 현상을 해 주고 싶은데... 일단 필름을 다 쓰기나 해야지. ㅎ 수동의 맛을 아니, 절대로 DSLR로는 가기 힘들잖나 싶다.
2008년 10월 10일 금요일
Eagle Eye

S호텔의 호의(!)로 아무 생각 없이, 편안하게 본 영화다. 이런 식의 음모론 영화라면 2001 오딧세이까지 거슬러 올라갈 것이다. 기술적으로도 별로 가능하지 않을뿐 아니라, 설사 기술적으로 가능하다손치더라도, 미국 재정이 그런 기술을 뒷받침할 수 있을련지 모르겠다. 하지만 한 가지 눈여겨 볼 점이 있긴 한데, 쌍둥이 형이 죽은 상황에서 동생과 함께, 똑똑한(?) 아들을 분 싱글맘을 택한 점이다.
당연히 물불 안가릴 인간을 찾은 것이다. 물론 어차피 물불 안가리게 될 상황이 되면 누구나 그렇게 되기는 하지만, 거기에 동기부여가 더 된 사람을 일부러 찾아냈다고 볼 수 있겠다. 그 에너지란... 복수나 증오가 아닐까. 자신의 상황에 대해서 말이다. 그런 거에 여전히 분노할 수 있다면, 뭐 해탈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겠다.
여담인데 거리 곳곳에 대한 CCTV 감시와 함께, 전면적인 생물정보 국가관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어찌됐건 생존제일주의의 시대가 올 테니까.
2008년 10월 7일 화요일
멋진 하루

멋진 하루를 같이 본 G는(!) 하정우보고 딱 나라고 놀린다. (놀린 것인가?) 하기사 내게 그런 면이 없지 않다. 매사에 긍정적이며(정말로 그러하다!), 날 어떻게 말하든 별로 신경쓰지 않고, 뺀질뺀질대는 것이 그러하다. 특히 말하면서 실실 쪼개는 것(!)은 내 단점이다. 언제나 장난식으로, 농담식으로 대처하기 때문이다.
뭐, 삶의 모토 중 하나가, 진실 속에 농담이, 농담 속에 진실(
in verità scherzando, scherzando e nella verità)이니 더욱 더 그러할 것이다. B도 알고 있더라. 나의 그 단점. 그러면 결국 껄렁껄렁함이 나라는 이야기인데, 아... 그래서 날 거부들 하셨나. ㅎㅎ
그리고 내가 꽤 염세적이기는 하지만, 그것을 돌려 말하면, 정말 긍정적이기에 염세적일 수도 있는 것이다. 염세와 긍정에 별다른 의미를 두지는 않으니 내게는 매한가지이다. 아니, 여기까지 말해놓고 보니 정말 캐릭터가 나와 닮기는 하였다. ㅇ_ㅇ
2008년 10월 4일 토요일
어떤 미소 (Un certain sourire)

한 인간 존재가 텅 빈 해변에서 텅 빈 바다를 마주하고, 잠자고 있는 사람 옆에서 무슨 생각을 할 수 있을까? - 라는 구절이 책 안에 쓰여 있다. 텅 비어있지는 않았지만, 바다를 응시했던 적은 있었다. "이 남자즞 과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라는 의문을 불러일으켰을 만큼 말이다. 하지만 과연 그런 의문을 받을 만한 사내였는지는 지금 생각해봐도 잘 모르겠다.
지금까지 읽은 사강의 책 중에서는 이 "어떤 미소"가 최고였다. "늦어도 11월까지는"과 같은, 사못 센 느낌이다. 신체기관에까지 그 싸늘함이 전달되기 때문이다. "절망스러운 상냥함"이란 구절도 좋았다. 극단적인 형용사를 좋아하는 나로서 당연하달 수도 있겠다만, 작년 이후 인간이 바뀐 나로서...가 더 적당하다 하겠다.
따라서 이 책은 함부로 추천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