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래는 B에게 써준 것인데, 생각해 보니 이건 나에게 쓰는 글인 것이라. 여기에 적어 본다.
그렇게 긴 시간 다니던 학교를 떠나 새로운 출발을 맞이한 나 자신에게 편지를 써 본다. 확실하지만 잡혀지지 않는 목표를 두고 언제나 허우적대던 나에게 편지를 써 본다. 매번 너를 죽이고 나만 쳐다보는 나에게 편지를 써 본다.
학교가 가르쳐준 것은 많다. 알려준 인연도 많다. 하지만 그만큼 학교는 나로부터 시간과 수고를 빼앗아갔다. 언제 돌려주겠다는 기약 없이 말이다. 그 속에서 주어진 일을 하기 위해 수많은 아침을 헤매고, 수많은 새벽을 보내버렸다. 웃기도 많이 웃었지만, 많이 울기도 하였다. 또 한 번의 성장 고통을 겪는 나에게, 학교에서 보낸 기나긴 세월은 나에게 아프지 않은 고통을 안겨다 주었다.
위안이 되는 것은 목표였다. 그러나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무디게 보내온 끝에, 그것마저 신기루가 되었다. 무엇인지 말할 수 있되, 말할 수 없는 그런 상태가 되어버렸다. 어차피 앞날은 모르는 것이지, 라고 위안해도, 위안이 될까? 계속 너를 죽이고 내가 살면 될까, 아니면 나를 죽여야 내가 살 수 있을까?
언젠가 이 편지를 다시 읽는다면, 내가 왜 이런 글을 써야 했는지 그대는 알까? 사랑을 이해하지 못하면, 다른 모든 것을 이해한들 무슨 소용 있으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