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5월 1일 금요일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 (Vicky Cristina Barcelona)



제목이 비키, 크리스티나, 마리아-엘레나였다면 별로 가오가 안섰을까 생각하면 흥겹다. 걍 바르셀로나로 처리하여서 마리아-엘레나와 후안 안토니오를 쌍으로 없애버린 센스에 감탄한다. 그러나 한국어 제목도 좋다. 어차피 내 남자가 되었다면, 내 남자의 물건(!?)도 나의 물건이기 때문이다.

다들 이 한국어 제목에 대해 언짢게 생각하던데, 오히려 모든 관계의 축이 되는 "내 남자"를 전면에 내세운 것도 좋지 않을까? 그만큼 제일 현실적인(!) 캐릭터인 비키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영화는 페넬로페 크루스의 영화다. "아내"도 나와 주어야 한다.

왠지 모르게 페넬로페 크루스도 세월이 갈수록 제값 하는 배우로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데, 중반 이후, 나오자마자 화면과 모든 주목을 그녀가 빼앗아 가버린다. 비키와 크리스티나가 바르셀로나에 먹혀버린 것이다. 우디 할배가 그것을 노리고 시나리오를 썼는지는 모르겠다. 결국 이 영화가 얘기하고 있는 건, 남편과 아내의 쌩살 사랑 이야기. 비키와 크리스티나는 우리들, 관객이다. 당연히, 내 남자의 아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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