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월 27일 화요일

결혼하고도 싱글로 남는법 (Prête-moi ta main)



이거 왠지 나의 미래가 될 것 같은 이야기이기도 한데 -ㅅ-; 확실히 돈으로 해결하면 편리하다싶은 생각이 든다. 어울리는 사람을 골라서, 만나게 해 주고, 한 석 달 정도 만난 뒤에 결혼 여부를 결정짓고, 블라블라블라. 이거 정말 쓰기만 해도 답답하다. 깔끔하게, 자본주의 사회 시민답게 돈으로 해결하면 좋겠다. 심지어, 사려깊게 데이트를 해 봤자 소용 없음을 알기에 더욱 더 그러하다. 그냥 남녀 붙여주면 지들이 알아서 하게 되어 있지.

바로 이 생각을 하면서부터 우엘벡이 태어나지 않았을까 싶다. 남녀교제가 자유로워지자, 이른바 연애의 교환시장이 태어나고, 자유경쟁일 수밖에 없는 이 시장의 파레토 효율은 극단으로 갈 수밖에 없게 된다. 매력남/녀가 후보군을 싹쓸이하는 것이다. 차라리 옛날처럼 아무 것도 모른 채, 강제적으로 짝지게 만들어주면 그나마 좀 독점상황이 나아지지 않을까? '보이는 손'의 개입이 절실하다는 얘기다.

물론 '보이지 않는 손'이 주는 짜릿함도 알기에, 쉽사리 사회가 그쪽으로 다시 변모하지는 않을 터이다. 아... 이거 참. 우째 난 이리 감정에 휘둘리게 되었는지. 이것 땜시 손해보는 게 많다. 기꺼이 즐기면서 말이다.

2009년 1월 25일 일요일

저수지에서 건진 치타



전체적으로 참 느끼하다. 당연히 칭찬이 아니다. 도대체 언제적의 하루키인지. ㅎㅎ 왠지 모르게 바이준을 생각하게 되는, 그런 영화다. 말수가 적고 소심한 젊은 남자애가 너무 싫어서다. 당연히 그런 남자애 옆에는 능동적이고 이유없이 사랑을 베푸는 젊은 여자애가 꼭 나온다. 어쩜 이렇게 생각대로 흘러갈 수가 있을까?

오히려 가해자(?)로 나오는 친구와 그의 애인이 더 좋았다. 주인공의 가치(!)를 진작에 알아봤으니 말이다. 주인공의 여자친구만 안쓰럽다. 어차피 누구나 말하는 성장이라는 주제는 존재하지 않는 것을 존재하는 양 치켜올리는 것이 너무나 느끼하다. 소통도 마찬가지. 인간은 커지지도 않고, 다른 인간과 대화도 불가능한데 그걸 포장시키려 하는 거이 예술가들.

언어는 최소한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수단일 뿐인데, 그걸 자꾸 넘어서려 하면 보기 안좋다. 이 영화가 대표적인 사례가 아닐까. 뭐 한국인이라서 그렇게 느낄지도 모를 일이지만.

2009년 1월 21일 수요일

57번째 게시

아무도 없는 월요일 아침. 새벽에 잠을 설칠 일이 있어서 몸 뉘일 곳을 찾았다. 하지만 아침 공기가 좋다. 7시경의 공기였다. 경복궁 주변은 사람도 없지. 통인동 쪽이었을 것이다. 그 때부터 정처없는 걷기가 시작되었다. 춥다. 시장 가까이까지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왔다. 어디로 갈까 망설이다가 사직공원까지 올라가버린다. 버스가 왔다. 번호를 안보고 탔다. 세브란스 병원 앞에서 내렸다. 아. 여기에 모텔이 많지.

하지만 딱히 가고 싶지가 않다. 왠지 아침에 들이닥치면 실례가 될 듯 하다. 아니, 사람이 있기나 한 것일까? 그냥 이대앞으로 가로질러 나왔다. 종로 가는 버스를 탈까? 역시 번호를 안보고 탔더니, 시청 쪽에 가는 버스였다. 아. 중앙극장을 거쳐서 가네. 하지만 워낙에 이른 시간. 역시 아무도 문을 열고 있지 않다. 간간이 문을 연 스타벅스나 김밥집에도 역시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

아무 거나 하고 싶되, 아무 거나 하고 싶지 않은, 아무 데서나 환영받고 싶지 않지만 아무 데나 가고 싶은 이런 희안하기 짝이 없는 마음 상황은 아무래도 병환일까? 또다른 나에 대한 징후일까? 아무려면 어떠리~라 외친다 하더라도, 난 '물리적으로' 살아있기 때문에 끊임 없이 먹고 마시며 잠을 잔다. 완전, 동물이다. 하지만 동물이 인간보다 위대할 때가 많으니 딱히 아쉽지 않다. 이것저것 다 제외해버리면 실제로 들숨과 날숨을 반복하는 나밖에 안나오는데, 그렇다면 핵심은 숨과 시간이겠군.

대체로 이런 정신을 가진 년놈들이, 김기덕을 좋아할 것이다. 분명.

2009년 1월 19일 월요일

56번째 게시

정작 oho~에는 변죽만 올리고 말았는데, 소봉의 결혼식 이후 오후에는 오로에서 수다좀 떨다가 저녁에 알비레오의 파워북 모임에 나갔었다. 아주 오래간만에 김정현 부장님(아직 부장님이신가?)이 한국에 오셔가지고, 아주 아주 오래된 사람들만 만난 것이다. 이들과 함께 한 것도 대단히 오래간만이다. 맥북 에어가 나올 때 보고 지금 보는 게 아닌가 싶은데, 그럼 거의 1년만이네.

모인 분은 6명인데, 나와 나이가 같지만 자녀가 4명 있는(!) 성진이 빼고, 다 나보다 엄청 연배가 있으신 아저씨들, 다양한 직업군에 공통점은 두 가지였다. 맥과 애플을 좋아하는 아저씨.; 50대 친구인 보아 형님도 오셨으면 더 좋았을걸. 이러니 얘기꽃이 당연히 만발할 수밖에 없다. 일단 화제는 아이폰이 과연 한국에 나오느냐에서, 언제 나오느냐, 새로운 운영체제는 어떠하냐, 새로운 하드웨어는 어떠하냐 등등. 나의 이성을 자극하는 다양한 주제들이 나왔다.

oho~에 썼듯, 내가 정상생활(?)을 하는 큰 이유 중 하나가 이 맥덕후 생활일 것이다. 그리고 이 모임의 좌장이신 알비레오님(닥터 윤!)께서는 또 하나의 취미생활, 천문관측이 있는데, 그것이 갑자기 마음에 확 들었다. 개인 천문대를 따로 만드시기 때문이다. (여름 쯤에 완공되잖을까 싶다.)

사실 나 자신이 천문 관측을 하고 싶진 않은데, 저 천문대만큼은 정말 가보고 싶다. 일종의 '별장'을 갖고 싶은 나의 뿌리깊은 욕구를 반영하는 마음가짐이랄 수 있겠다.

2009년 1월 14일 수요일

다찌마와 리



2000년에 나왔던 다찌마와리 단편을 본 곳은 학교 동아리방이었다. 당연히 친구들, 선후배들과 같이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 봤었고, 정말 재밌게 봤던 기억만 난다. 간단히 표현하면 과장된 촌스러움, 그것이다. 그 주제가 8년만에 나온 극장판에도 있긴 하다. 그러나 8년동안 나도 변하고, 감독도 변하고(?), 세상도 변했다. 김구 선생을 드러내면 위험해지는 시기가 되기도 하였고. (웃음)

그래서 재미가 별로 없다, 고 하면 좀 불공평할지도 모르겠다. 어차피 재밌게 볼 사람들은 재밌게 볼 테고, 나야 뭐 인생이 피곤해졌으니 시큰둥, 이라 하면 되겠다. 독립운동을 희화화시킨 것이 한 편으로는 재밌으면서 다른 한 편으로는 마음이 무거운 점도 있다. 그런데 나와는 별개로, 이런 영화들이 나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라고 하면 변명이 되겠지. 재밌되 재미 없는, 이건 순전히 내 탓이다.

2009년 1월 11일 일요일

55번째 게시



블로긴 사람들을 만났다. 이 분들은 내가 04년 5월, 처음으로 봤을 때 만난 분들이다. 오늘 모인 분들은 권군, 조작가, 애닉, 나 요렇게 네 명인데(여기에 코멘트 올리시는 분들이 알고 있는 그 "조작가"와 다른 인물임), 이렇게 모인 게 5년만이다. 이야. 5년이다, 5년. 그런데 지금 봐도 전혀 어색하지가 않다. 물론 5년 전에는 더 많은 이들이 모였었지만, 그동안 누군가는 애를 낳고, 누군가는 잠적하고 ㅎ 그리 되었다. 하지만 역시 중요한 것은, 어색하지 않은 것.이겠다.

물론 과거 이야기가 빠질 수 없겠고, 지금 이 자리에 없는 사람들 뒷담화(!)가 빠질 수 없다. 5년 전 그 때처럼 뭐 술을 많이 마시지 않아도 이야기하느라 시간 다 보냈다. 택시비 아꼈으면 내가 모아놓았을 돈이 얼마일지 모르겠다. ㅋ

이 양반들을 5년 뒤에 또 만나게 될까나? 그건 모르겠다. 아니 그보다 앞서서, 미투데이 사람들은 앞으로 얼마를 더 보게 될까? 아멜리 노통브가 "아담도 아니고, 이브도 아니고"에서 소중하지 않은 인연은 없었다고 말하건데, 좀 다른 뉘앙스이긴 하지만 나도 그러하다. 아니 뭐 노통브가 했던 말 그대로의 뉘앙스도 마찬가지이다. 사람들이 관계를 "일부러" 끊는 경우가 극단적으로 필요하지 않으면 구태여 왜 그러려 하는지 여전히 납득하기 어려워 하는 종류의 인간이다. 그래서인지 많이, 여리지.

2009년 1월 4일 일요일

내겐 너무 이쁜 당신 (Trop belle pour toi)



어떤 여자가 좋겠냐고 물으면, 당연하다는듯 예쁜 여자가 좋다고 말한다. 실제로도 그런 걸 어찌 하랴. 하지만 그것이 답이면서 답이 아님 또한 알고 있다. 예쁜 걸로 밀어부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아마 이 영화도 그것을 강조하려고 만든 것 같긴 한데, 사실 그게 이 영화의 주제는 아니다. 사랑에 방황하는 남자는 어느 여자고 떠날 수밖에 없다는, 시대를 초월한 진리를 가르치고 있기 때문이다. 어찌 됐건, 여자는 떠난다. 그게 더 나은 보호자 및 안식처라 할지라도 그것을 비난할 수는 없다. 그냥 누구의 잘못도 아니리라고 자기 위안만 하면 끝이다.

그것을 과장되게, 연극처럼 포장한 이 영화가 꼭 보아야 할 명작 축에 드는지는 잘 모르겠다. 진리, 같은 것은 모를수록 약이요 진리이다. 알면 다칠 수밖에 없고, 당장이 아니더라도 민폐를 끼칠 수밖에 없게 되기 때문이다. 거 안다고 해서 돈이 나오나 쌀이 나오나, 로 생각해 주시면 되겠다. 세상에 알고나서 너무 고통스러운 것들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사랑.

2009년 1월 1일 목요일

54번째 게시



키노트 발표를 처음으로 하였다. 이야. 이거 너무 떨렸다. 리허설이라도 한 번 하고 했어야 할 텐데 사전에 아무런 연습 없이(사실 연습할 시간도 없었다), 바로 발표를 하려니 참 막막했다. 다행히도 큰 사고는 없었고, 대충(?) 끝내기는 했는데, 훨씬 더 잘 할 수도 있었다는 생각때문에 괴롭다. 준비한 내용을 100% 한 것도 아니었고, 왠지 이 양반들이 다 아는 걸 하는 것 같아서 또 한 번 괴로웠다.

그래도 뭐 어쩌랴. 이제는 끝.

오래간만에 꽤 큰 민간 기업의 냄새를 맡는 것도 좋았다. 물론 덕후들의 회사(!)라는 점이 있긴 하지만, 역시나 분위기는 공공 기관보다 훨씬 나았다. 이게 뭐 남의 떡은 언제나 크게 보이는 법이라서일 수도 있겠다만, 왠지 느껴지는 자유로움에 있어서는 역시 민간 부문이 한 수 위이다. 물론 썰렁한 오피스 개그는 어딜 가나 똑같다. 앞으로 이런 기회가 또 올까? 프리젠테이션을 할 날이 또 올까? 오긴 올 텐데, 내 업무의 성격상 많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 보니, 내 인물의 성격하고도 맞지 않다.

나한테 맞는 것이 몇 가지나 있으리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