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5월 27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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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대응 훈련이라고 있다. 지진이나 홍수같은 피해가 발생했을 때(남대문 방화도 그 범주에 들어가긴 한다), 중앙에서 통제하는 것을 연습하는 것이다. 거기에 차출이 되는 바람에 이 새벽에도 정부청사를 지키고 있다. 역시, 사람 없는 건물이 좋긴 좋구나. 게다가 5월의 밤이 이렇게 추운지 새삼 깨닫는다. 집이 얼마나 사람을 지켜주는지도 함께.

뭐, 시위때문에 경찰들이 오후 때부터 엄청나게들 동원되어 있었다. 걔네들은 지금쯤 잠들까? 적당히 시위대도 해산한 듯 하고, 광화문은 적막하기만 하다. 아깐 삼청동 통행길을 경찰이 막았었는데, 지금은 다시 해제시켜 놓았다. 당장 내일이, 아니 오늘이 걱정이로군. 협상이 코앞에 다가왔는데 말이지...

사실 체력은 별 걱정 안한다. 어제도 1시에 잤다가 4시에 일어나서 5시에 출근했었다. 음.. 택시타니 집에서 광화문까지 20분만에 오는 기염을 토하였는데, 또 이럴 일은 드물겠지. 체력이 문제가 아니라 정신이 문제... 마음이 편할 때가 없으니 문제로세. 체력이야 먹으면 해결 돼. 밥 잘 먹으면 되지. 여행을 가고 싶어. 날 보러 가는 것이니 친구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일 테고...

거제도? 흠. 이번 포스팅은 그야말로 추위를 이기기 위한 일기 포스팅.

ㅇ_ㅇ~

2008년 5월 26일 월요일

31번째 게시



68-2008, Gaëtane Abrial

23일 목요일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과 사람들과 함께 삿뽀로 우동의 회덮밥이 괜찮다 하여 먹으러 갔었다. 과연 괜찮다. 그런데 가만. 내가 환상을 보았을까? 대단히 J랑 닮은 아가씨가 혼자 당당히(그것 또한 닮았다) 들어와서 회덮밥을 시켜 먹고 나갔다. 멍하니 앞을 쳐다보는 눈빛 하며, 원피스에 하이힐을 신은 것도 대단히 닮아 있었다. 누구지? 얼굴을 힐끔 봤는데, 아닌 것도 같고. 설마 세종문화회관의 재즈페스티발을 왔었나? 지금 생각하면 그녀인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고. 모르겠다.

하지만 그 때 생각했던 것은 그녀냐 아니냐가 아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모호한데, 밥먹을 때의 나는 그녀가 아니리라 확신했던 듯 하다. 다만, 아. 내가 역시 저런 여자를 좋아하는구나라는 생각만 가득했었다. 세종문화회관 쪽으로 간 걸 보면 역시 공연보러 온 아가씨같긴 한디... 물론 난 그 때도 야근을 했으니 -.- 일터 바로 옆에서 그런 공연을 해도 보지 못할 처지가 되었다. 게다가 월화수목금금금. ㅇ_ㅇ 공연은 커녕, 광화문에서 시위하는지도 몰랐다.라 하면 믿을 사람 없겠지.

경찰들이 거의 에워싸고 있더군. 올해의 5월은 작년과 또 다르다.

2008년 5월 23일 금요일

Indiana Jones and the Kingdom of the Crystal Skull



크리스탈 해골은 실제로 존재하긴 하는데, 내가 알기로는 가짜다. 후대에 만들어졌다는 의미다. 여기에 AREA 51의 신화(?)를 덧붙이면 인디아나 존스를 한 편 만들 수 있다. 4편이 만약 나온다면 1990년에 유행했던 게임, 아틀란티스를 그대로 내보내지 않을까 싶었는데, 내용은 영 다른 것이 나와버렸다...지만, 이 영화 만드는 할배들이 만들면서 얼마나 즐거웠을까 생각하면 모든 잘못을 눈감아줄 수 있다. ^^

암튼 S호텔의 호의덕택에 이 영화를 시사회로 볼 수 있었다. S가 호텔 마케팀 팀장도 소개시켜주고, 인도 대사관과 싱가포르 대사관 사람들까지 소개시켜 주었는데, 정신 없이 인사하고 지나쳐 버렸다. 좀 아쉽긴 하네. 근데 뭐 영화보러 간 자리에서 국제현안을 논의하랴? ㅇ_ㅇ 같은 회사(!) 직원들이 한 열댓명 쯤 온 거 같은데, 동기인 S(또 S다!)는 처음에 늦게 와서 못만났었다. 나도 뭐, 다음 주 있을 협상의 만찬장을 알아보느라 계속 이태원에 있어가지고 좀 늦을 뻔 하였다. 아... 이태원.

그래 그래. 밥말리의 팔찌를 파는 노점상은 이 날 보이지 않았다. 그렇지 뭐.

2008년 5월 18일 일요일

Persepolis



페르세폴리스를 보다. 글쎄. 마르잔 사트라피를 별로 마뜩잖게 생각하고 있었고, 그런 생각은 지금도 변함 없다. (물론 그림 자체의 질?로 보자면, "쥐"의 아트 슈피겔만보다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사실 대단한 이유는 아니다. 그녀가 이란에 있지 않아서.가 전부다. 뭐, 그녀의 성깔?을 본다면 곧 돌아갈지도 모르겠는데, 돌아가서 자기 나라를 위해 투쟁해준다면야 절대로 환영.

아마 자신도 느끼지 않을까. 안전한 프랑스에서, 안전하게 그림을 그린다는 사실은 그녀 자신에게도 상당한 죄책감을 안겨다줄 것 같다. 하지만 뭐, 그래서 우짜라고? 한다면 할 말은 없으니, 걍 자기 멋대로 산다 하더라도 별 상관은 없다...라고 말하면 앞뒤가 안맞나? ㅎㅎ

종교에서 벗어날 수 있는 나라는 아직도 동아시아 뿐이려나.

2008년 5월 14일 수요일

Beirut



Nan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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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ephant Gun

베이루트의 곡들이다. 어떻게 살았길래, 스물 한 살 나이에 (그것도 "미국애"가!) 저런 감성의 노래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낭뜨같은 곡은 내 스스로 밴드를 만들어서 불러보고 싶을 정도이다. 아래의 코끼리총은 1집, 위의 낭뜨는 2집이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이 노래가 눈물을 자극하는 부분은 따로 있다. 낭뜨의 가사때문이다. 절절한 느낌, 처연한 느낌과 함께, 가사는 태연스럽게 롱 타임 롱 타임 잇츠빈어 롱타임. 신스 아이 신 유어 스마일.

대단히 자극적인 곡이 아닐까. 이토록 선정적인 노래라면 계속 들을 만하다. 날 바라보는 사람들이 진정 날 좋아해서 웃는 모습. 진정 날 사랑해서 웃는 모습. 흔치 않았다. 오늘도 얘기가 나왔는데, 난 누구나 다 편견 없이 좋아해주거늘. 나에 대해서는 누구나 극단적인 호오(好惡)를 갖는다. 날 정말 좋아하거나, 아니면 날 증오하거나.

하지만 뭘 생각한들 무엇하리. 위로해 주는 건 쓸쓸한 음악 뿐. 그래. 마음껏 날 사랑해. 재주껏 날 증오해.

2008년 5월 8일 목요일

Le Temps du loup



이 영화를 제1세계가 누리던 것을 제3세계가 되어보니 쌤통이다식으로 해석하는 것은 좀 오바가 아닐까 싶다. 절실해 보이는 깨끗한 물이 제3세계에 그다지 풍족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긴 하다. 하지만 거기서 끝. 무조건 생존(!)이 아니면 살 수가 없는 그런 세상은 선진국이건 후진국이건 매한가지이니까 말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오히려 처음 장면, 아버지가 갑자기 죽어버렸을 때일 것이다. 거 봐라. 내가, 남자는 언제나 죽어버린다고 하잖았던가. 가장이 죽었다는 것. 법질서가 무너졌다는 것. 유통이 무너졌다는 것. 더 무서운 점은, 삶의 고통이 무너졌다는 것이다. 오로지 희망만 남아 있는 삶은 비참하기 이를 데 없는 삶이다. 물물 교환이 이루어지는 곳에서는 무엇이든 할 수 있고, 무엇이든 살 수 있다. 몸뚱아리가 자산이니까 말이다. 외국인 혐오증도 삶의 고통 속에서 피어나는 것 아니겠나.

뭔가의 재앙은 그 모든 것을 앗아갔다. 도시 생활에서 느낄 수 있는, 사랑에서 느낄 수 있는 고통을 빼앗아간 것이다. 뭐, 문명 자체를 가져가버렸다고 해도 좋다. 그러니 남는 것은 오로지 기차를 타고야말겠다는 희망밖에 없다. 기차를 타고 간다고 해서 뭣이 있을지 알 수 없으면서 말이다. 참 무섭지 않나. 이런 극본을 써 내고, 또 가차 없이 영화로 만들고야마는 하네케가.

존경한다는 것. 참 어렵다. 압도적인 공포감을 안겨다 주어야 존경할 수 있으니까.

2008년 5월 7일 수요일

Swimming Pool



그 근처에는 사드 후작의 성이 있다고 했다. 프랑크가 모튼에게 했던 말이다. 과연, 사드 후작의 저작은 이용할대로 이용(!)하다가 죽여버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프랑크도 이용(!)당하고 버려진다. 그런데 프랑크가 죽임을 당한 이유를 모튼의 이야기 구조 말고도 설명을 할 수가 있다. 바로 그러한 가능성을 가진다는 점이 프랑수아 오종의 장점 중 하나일 것이다.

그리 심각한 이유는 아니다. 무엇을 알아차렸건 간에, 프랑크는 쥘리의 유혹을 받아 순순히 집에 들어섰으면서도, 쥘리와 끝끝내 섹스를 거부하였다. 매달리는 쥘리를 뿌리치기까지 하였다. 여자의 욕망? 이라고 하기에는 좀 오바같기도 한데, 같이 놀 것 같이 처신했으면서 결국 여자와 잠자기를 거부하는 남자들이 참 나쁜 남자라 할 수 있겠다. 뭐 일단 자고보자는 남자들이 많기야 하겠지만, 어떤 남자들은 프랑크처럼 행동하기도 한다. 완전히 갖고 논다. 여자가 남자를 갖고 노는 것보다 더 미학적이고 더 가학적이며, 더 화사하다. 화려하다.

그러니 죽을 수밖에. 원래부터 남자들은 죽어 왔다. 그래야 그저 그런 아버지만 남을 테니까.

2008년 5월 6일 화요일

Flower Power Concert



귀가 멍멍한 것이야 그렇다 치고. 공연 다녀오면 으레 그러하니까 괜찮다. 왜이리 눈이 멍멍할까. 왜이리 머리가 아플까. 집근처까지 걸어오다가(공연장은 바로 집 앞 운동장이었다) 약간 눈물까지 났다. 이유 없이...라고 치부해 버리면 속은 편하긴 한데, 아니, 꼭 편하지는 않지.

조명 탓일까? 정말 눈이 한 대 얻어 맞은 것처럼 멍멍하다. 특별히 피곤하게 생활한 것도 아닌데(물론 그래도 피곤하다) 갑자기 이러는 게 역시나 스트레스성이 아닐까 싶다. 머리가 아픈 것도 마찬가지다. 어제, 오늘 계속 머리가 엄청나게 지끈거렸다. 일상 생활이 불가능해질 정도는 물론 아닌데, 그래도 여기에다가는 기록을 남기고 싶다. (어차피 한 네댓 명 밖에 안 올 터이니 -0-) 작년 가을, 일본에서 갑자기 어지러워져서 보행이 힘들 정도까지...는 물론 아니다. 올해 들어 갑자기 부닥뜨린 에어콘 바람 탓일 게다.

하지만 저녁에 집 근처에서 약간 흘린 눈물을 생각하면 역시 스트레스다. 이래서 서양 의학이 좋지. 무조건 스트레스라고 하면 땡이니까. 스트레스. 많다. 회사 외적으로도 많고, 가족들에게서도 많이 받는다. 한 마디로, 내외가 편하지 않다. 안그래도 T는 왜그리 활동을 안하시냐고 장난스레 말을 하긴 하는데, 그냥. 그냥? 조용히, 얌전히 침잠(沈潛)하는 게 요새 나의 생활이다. 공연도 혼자 다녀왔다.

내일부터는 일을 잘 하긴 할까? 요새 하는 게 머리 쓰는 일은 아니니 괜찮다. 나도 마찬가지고, 내 주변이 모조리 다 나와는 상관 없이 뱅뱅 도는 느낌.이라 하면 적확할지 모르겠다. 모두가 다 나와는 상관 없이 돌아가는 느낌. 알게 뭐야라 치부해 버리자. 그래야 조금이나마 자기 위안을 할 수 있을 테니.

2008년 5월 2일 금요일

그 품 안에(Dans ces bras-là)



여자들 뱃속에 있는 남성. 그것은 여자들의 도전인가요, 여자들의 망상인가요?

망상이라고 했다. 어차피 여자는 남자를 결정내리지 않는다. 만들어 버리기 때문이다. 여자들이 만들어내니 여자들의 책임이야.라고 말해버리면 그만이다. 남자들은 참 편하다. 그러면 여자는 냉정하게, 흥분하지 않고 얘기한다. 마치 천한 역을 맡은 서투른 여배우처럼. 차근차근, 조곤조곤. 내가 왜 너를 싫어하는지 말하겠지.

한 입으로, 같은 대상을 향해 널 사랑한다와 널 사랑하지 않는다를 말할 수 있는 것이 인간이다. 간단하다. 남자를 죽이면 된다. 저, 80년대 만화 북두신권의 대사처럼, "그는 이미 죽어 있다." 죽는 것은 사람이지 사랑이 아니니까. 당신은 잘 알고 있어. 내가 남자라는 사실을. 사우쓰파크의 케니처럼, 몇 번을 죽어야 할까나.

라캉은 "여자란 존재하지 않는다"라 말했다. 정확히 말하면, 관계라는 것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오로지 존재하는 것은 몸. 몸 뿐이다. 아무도 말하지 않는 몸이다. 아무런 생각이 안 날 때. 그저 눈 앞에는 네 몸밖에 안 보일 때.

Simplement, l'amour f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