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월 21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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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없는 월요일 아침. 새벽에 잠을 설칠 일이 있어서 몸 뉘일 곳을 찾았다. 하지만 아침 공기가 좋다. 7시경의 공기였다. 경복궁 주변은 사람도 없지. 통인동 쪽이었을 것이다. 그 때부터 정처없는 걷기가 시작되었다. 춥다. 시장 가까이까지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왔다. 어디로 갈까 망설이다가 사직공원까지 올라가버린다. 버스가 왔다. 번호를 안보고 탔다. 세브란스 병원 앞에서 내렸다. 아. 여기에 모텔이 많지.

하지만 딱히 가고 싶지가 않다. 왠지 아침에 들이닥치면 실례가 될 듯 하다. 아니, 사람이 있기나 한 것일까? 그냥 이대앞으로 가로질러 나왔다. 종로 가는 버스를 탈까? 역시 번호를 안보고 탔더니, 시청 쪽에 가는 버스였다. 아. 중앙극장을 거쳐서 가네. 하지만 워낙에 이른 시간. 역시 아무도 문을 열고 있지 않다. 간간이 문을 연 스타벅스나 김밥집에도 역시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

아무 거나 하고 싶되, 아무 거나 하고 싶지 않은, 아무 데서나 환영받고 싶지 않지만 아무 데나 가고 싶은 이런 희안하기 짝이 없는 마음 상황은 아무래도 병환일까? 또다른 나에 대한 징후일까? 아무려면 어떠리~라 외친다 하더라도, 난 '물리적으로' 살아있기 때문에 끊임 없이 먹고 마시며 잠을 잔다. 완전, 동물이다. 하지만 동물이 인간보다 위대할 때가 많으니 딱히 아쉽지 않다. 이것저것 다 제외해버리면 실제로 들숨과 날숨을 반복하는 나밖에 안나오는데, 그렇다면 핵심은 숨과 시간이겠군.

대체로 이런 정신을 가진 년놈들이, 김기덕을 좋아할 것이다. 분명.

댓글 9개:

gamgak444 :

저는 그런 정신없는데 김기덕 좋아하는데요? 대략 본질은 볼줄 모르고 껍데기밖에 못보는 사람들이 김기덕보고 이렇다 저렇다 말이많은 것같은데.

내가보기엔 몇몇 최근작품 제외하고 그의 작품들은 거의다 수작인데?

뉴욕길거리에 dvd가게 가봐도, 한국감독중에 김기덕 dvd밖에 없어요 (foreign 섹션가면). 간혹 몇몇 헐리우드냄새나는 한국영화도 섞여있긴 하지만.

Minbok :

서양 애들이 김감독을 좋아하는 걸 알긴 하는데, 우리가 좋아하는 이유와는 좀 다를 거 같아요.

아무튼 처음 뵙겠습니다. +_+

maria, Sa :

^^;;;

익명 :

핵심...에서 고개 끄덕. 역시 김감독님. 그나저나 이렇게 돌아다녔었구나.

Minbok :

시간과 숨. ㅋㅋ

익명 :

나도 그런 년(ㅋㅋ) 아니지만
김기덕 맘에 드는뎅 ^^
딴지 거는 거 은근 중독인데요 ㅋㅋ

나 미미요~ ^^

Minbok :

왠지 미미라 안해도 알아볼 수 있을 거 같은 느낌. ㅋㅋ

설날 잘 보내라능. 서울에 있어? +_+?

gamgak444 :

우연히 다시왔네요, 이전에 예의없는 답글 미안합니다.

Minbok :

아유. 괜찮아요. ^^; 제 글 자체가 걍 휘갈겨 쓴 것인지라;;;;

다시 찾아와주셔서 감사드립니다~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