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배하는 것은 언제나 인간일 뿐. 운명은 언제나 승리하리니.
무슨 상관이랴. 패배하건 승리하건 나만 살아 있으면 됨시롱. 그 자체가 고통이라는 점을 뻔히 알고서도 말이다. 시대의 반영이 지나치게 커지면 이 소설의 등장인물들처럼 될 터이고, 그냥 저냥 살다가 죽으면 평범한 행복(?)이 될 터이다. 다만 이 소설에 '종로서적'의 대목이 나와서 참 감상에 젖게 만든다.
종로서적을 매우 잘 기억한다. 고딩 때 제일 잘 가는 곳은 교보문고였지만(지금도 다르지는 않다), 사람 만날 때는 닥치고 종로서적이었다. 층층이 계단을 내려오면서 시간 때우던 기억은 작가도 동일하게 갖고 있던 모양이다. 게다가 당시 H를 만나기 위해 두 시간, 아니 세 시간이었던가? 기다렸던 기억도 난다. 삐삐를 갖고 다닌 시기였는데, 아... 아무튼 만나기는 만났구나. 롤랑 바르뜨의 사랑의 단상(혹은 좀 우아하게 쓴 베르테르의 슬픔 ㅎㅎ)에 나오는 "기다림"을 그 때처럼 뼈저리게 느낀 적도 없었지. 기다린다는 것. 지나고 나면 다 소용없는 짓이기는 하지만, 사람을 대단히 흥분되고 긴장되게 만드는 뭔가가 있기 때문이다.
여간해서는 느끼기 힘든 느낌이기도 하다. 지금도 생생히 기억나는 "기다림"이 있으니까. 하여간 그 때는 몰랐다. "목적"이라는 것이 전혀 의미가 없음을. 그저 상대방의 체온만 있으면 끝이라는 사실을. 아니, 지금도 난 그 사실을 이해 못하는지 모르겠다.
2008년 6월 15일 일요일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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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개:
이 작가 괜찮나요? 남자지요? 읽어봐야겟네요.
일단, 아가씨들에게 말해주고 싶은게, 글 잘쓰는 남자는 가까이하면 다친다는. 가령, 기다림으로 밀고 댕기는 연애질을 함에 있어서, 승리하는 쪽은 오늘 있었던 일들을 글로 기록하는 남자 쪽이기 땜에.
ㅋ
casaubon옹은 글솜씨가 빵점(^^)이기 때문에 보류? 믿거나 말거나. 일단 결혼부터하시고. ㅎㅎ
아, 뭐 오늘 아침 지하철2호선에서 베르테르를 열심히 읽었다는 얘기. ㅎㅎ
기록하는 남자 드물죠. 난 이해 못하는지 모르겠다에 한표! 근데 이해하면 뭐해요..흑.
머 괜찮긴 한데(남자입니다) 강추까지는 아니고요. ㅎㅎ
전 글솜씨가 빵점이니까 괜찮다고 주장한다능. ㅋㅋ 근데 2호선을 타시다뇨. 5호선 동네에 사시면서 -0-
음... 이제는 기록을 잘 해야지.;; (뭘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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