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3월 23일 일요일

Heaven knows, Mr. Allison



앨리슨은 수녀를 좋아했다. 어차피 고아 처지. 해병이 되어서 그나마 사회 소속감은 갖게 됐지만, 하필이면 떠 내려온 이 섬에, 이토록 아리땁고 젊은 수녀가 있을 게 뭐람. 날생선도 못먹는 이 편식쟁이 수녀님을 위해서라면, 음식을 구하러 직접 내려가는 것도 불사할 정도로, 일본군을 죽여야 해도, 자기가 죽을 수 있어도 해내고야마는 그는, 과연 해병이다.

하지만 뭣보다도 내가 가질 수 없는 걸 로버트 미첨이 보여준다는 게 괴롭다. 존 휴스턴 영화이니 으레 그러하리라 생각할 수도 있겠다만, 세상을 혼자 살아낸 사내의 매력이란 것이 그리 간단치가 않다. 일단 학교에서 뭔갈 배운 나이니, 나로서는 도저히 쫓아갈래야 쫓아갈 수가 없는, 그런 종류의 매력이다. 공자였던가? 예순이 되면 생각한대로 행동해도, 저절로 예를 지키게 된다는 것.

그냥 마음먹은대로 행동해도, 그저 애욕을 있는 그대로 드러낸다는 것. 적당히 찌질대는 것조차 '계산'처럼 느껴질정도로 훌륭하다. 다시 말하지만, 이런 건 도저히, 가질 수 없는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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