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8월 24일 금요일

아홉 번째 게시


Hotel Room - Edward Hopper


지극히 쓸쓸한, 자기 외에는 아무도 쳐다볼 수 없는 그런 공간이 있다. 호텔 방도 그렇고, 시시각각 주변 풍경이 바뀌는 기차도 그러하며, 아예 대놓고 자기만을 응시하도록 강요하는 비행기 안도 그러하다. 고즈넉한 장소가 꼭 그런 장소가 될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다.

낙원상가 옆, 할배들이 밥을 먹으러 들어가는 그 식당도 마찬가지다. 할배들로 가득 차 있다. 그 속에는 거칠기 그지 없는 후루룩만이 존재한다. 입담 속에는 온갖 주제가 등장한다. 여러 사람이 떠드는 곳. 혼자 떠들 수 밖에 없는 곳이다.

그러한 곳에서 따뜻함을 느낀다는 것은 지극한 이기심의 발로일까, 아니면 애처로운 자기 위안의 시작일까. 그저 멍하게 앞을 쳐다보며 열심히 밥을 먹고, 또 열심히 잠을 자는 모습을 내 위에 둥둥 떠 있는 내가 바라보고 있었다. 귀엽다, 라고 느낀다.

이 번잡하되 소외된 공간을 같이 좋아한 것은 그 내밀함이 일치를 이룬 것이다. 평생 오기 힘든, 그런 순간이다. 다시 올 수 없을, 그런 감동이다. 소금을 넣어도 짜지 않았고, 쳐다보는 할배들도 보이지 않았다. 당연한 얘기이지만, 날씨도 기가막히게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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